통장 쪼개기, 용도별 통장 만들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는 위험이 찾아왔을 때 한꺼번에 모든 계란이 깨지게 되는 상황을 경계하라는 뜻이지만, 한 바구니에 일체가 뒤섞여 있으면 그 수량을 정확하게 파악해 계획적으로 소비하기 힘드니 주의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작고 소중한 월급을 여러 바구니에 나누는 통장 쪼개기는 슬기로운 재테크 생활의 첫 단추입니다. 통장 쪼개기를 하면 내가 한 달 동안 어디에 얼마를 소비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다른 사람의 저축 패턴을 따라 하다 보면 내 상황과는 달라 벅찰 수도 있고, 더 높은 저축 금액을 달성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자금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는 내공을 쌓기 위해 통장 쪼개기로 자금 장악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여통장

급여통장은 은행이 회사로부터 입사자들의 서류를 받아 단체로 개설하거나 입사자 개인이이 직접 개설하는 두 경우로 나뉩니다. 단체 개설 시에는 별 지장이 없지만, 개인이 개설했다면 반드시 따로 급여일을 설정해 급여 통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통장 쪼개기에서 급여 통장은 말 그대로 급여를 맡는 용도로만 쓰입니다. 보통 통장 쪼개기를 하지 않는 분들은 급여 통장을 자동이체, 생활비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런 소비 방식은 정확한 자금 분할을 어렵게 합니다. 과소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통장 쪼개기를 하고 난 후 급여 통장 바구니에는 0원, 즉 계란이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야 합니다. 

 

정기적인 수입

달마다 고정돼 있는 급여, 정기적인 수입에 대한 통장을 나눠야 합니다. 

 

-생활비 통장

생활비 통장은 고정지출이 빠져나가는 통장입니다. 먼저 가계부 작성으로 달마다 금액이 고정돼 있는 월세, 통신비, 보험료, 공과금 등의 내역을 파악해야 합니다. 고정지출은 자동 이체를 걸어두는 경우가 많아 급여 통장에서 바로 빠져나가므로, 별도의 통장을 활용해 내역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특히 통신비나 공과금 할인이 가능한 카드에 연동해 놓으면, 고정지출의 몸집도 줄일 수 있습니다. 고정지출 규모가 줄어들이 않으면 아무리 허리를 졸라매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절약할 방법이 더 이상 없다면 사소한 할인 혜택이라도 잡는 겁니다. 고정지출만 산정해도 기본적인 전월 실적 30만 원 정도는 금세 채울 수 있습니다. 

 

-용돈통장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유동지출이 빠져나가는 통장입니다. 끼니마다 금액이 달라지는 식대, 커피값, 문화비 등의 지출이 모두 여기에 포함됩니다. 통장 쪼개기를 하는 것은 바로 이 유동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큽니다. 자금 분할 없이 카드를 마구 긁다 보면 어느새 급여 통장 잔고는 0원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유동지출 금액을 과도하게 줄이면 비상금 통장을 기웃거리게 될 확률이 큽니다. 따라서 평소에 사용하던 규모를 먼저 파악한 다음, 그 금액에서 달마다 차츰차츰 액수를 줄여가 봅니다. 최종적으로는 빠듯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까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산 안에서 절약해 소비하는 습관이 생기면, 어느 순간부터는 용돈 통장에 남은 자금을 비상금 통장으로 이체하고 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축 통장

정기적인 수입에서 고정지출과 유동지출의 규모를 정하고 남은 금액은 모두 저축 통장에 예치합니다. 보통 저축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선 저축 후 소비라고 얘기하지만, 저축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초반부터 저축 범위를 크게 잡는 것은 일상생활 영위에 부담을 줍니다. 통장 쪼개기를 계획할 때 고정지출과 유동지출의 규모를 파악했다면 저축 통장은 정기적금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달마다 고정적인 금액을 저축하는 습관을 가지면 앞으로는 저축 후 소비가 당연하게 느껴질 만큼 저축을 일상화할 수 있습니다. 저축 통장은 1개 더 개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가 통장 쪼개기를 계획하며 고정지출과 유동지출의 크기를 가늠하여 자금을 분배했지만, 절약하며 생활한 달에는 유동지출에서 자금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때 남은 자금을 자유적금에 자유롭게 추가로 저축하는 겁니다. 정기적금을 통해 계획된 저축을 하면서 성취를 얻는다면 스스로 아끼면 아낄수록 쌓이는 구조인 자유적금을 통해서는 저축의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