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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식과 달러의 관계

by 뽀뽀마마 202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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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한참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단순한 인기 차원이 아니라 광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금융기관에서는 중국에 쏠린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분산투자 명목으로 인도, 러시아, 브라질, 베트남 그리고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가 주식을 편입하는 펀드를 권유했고, 많은 사람들이 펀드 붐에 편승하여 이러한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그러나 분산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펀드는 너무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오를 때는 다 같이 올랐고, 떨어질 때도 다 같이 떨어졌습니다. 다양한 국가에 분산투자를 했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분산투자, 양의 상관관계와 음의 상관관계

분산투자란 하나의 자산에 집중해서 투자하기보다 여러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으로,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적정한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한 하나의 투자기법입니다. 분산투자의 주된 목적은 수익률보다 위험관리에 있습니다. 투자하는데 위험관리가 더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한순간의 판단 착오로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부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00년 전통의 영국 베어링스 은행의 파산, 세계 최고의 금융집단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파산 그리고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에서 알 수 있듯이 부와 명성을 쌓아 올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모든 것을 잃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둘째, 50%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50%의 추가적인 수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100%의 추가수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0월을 투자했다가 50%의 손실을 봤다고 하면, 남은 원금은 50원이 되는데 50원을 100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남은 50원의 두 배가 되는 100%의 수익이 필요합니다. 즉, 한 번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금융기관에서는 분산투자의 목적을 위험관리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팔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대로 된 분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분산투자를 하고자 하는 자산 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해야 하는데, 솔직히 이에 대한 인식이 낮았습니다. 상관관계란 두 변량 중 한쪽이 증가함에 따라 다른 한쪽이 증가 또는 감소할 때 두 변량 사이의 관계를 말합니다. 피자와 콜라의 관계처럼 피자의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콜라의 매출도 늘어난다면 둘 사이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반면 고도와 산소량처럼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산소량이 줄어든다면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물론 두 변량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A와 B라는 두 개의 투자자산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와 B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즉 양의 상관관계에 있다면 A자산이 떨어질 때 B자산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떨어질 것입니다. 반대로 A자산이 오를 때 B자산도 오를 것입니다. 이처럼 양의 상관관계에 있는 자산에 투자했다면 분산투자를 했지만 오를 때는 같이 오르고 떨어질 때는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분산투자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신흥국가에 투자했던 펀드들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펀드로 쪼개어 투자했다 하더라도 하나의 펀드처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것입니다. 

 이번엔 A와 B자산이 음의 상관관계에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자산이 10% 떨어질 때 B자산이 5% 오른다면 A자산의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운이 좋아 B자산이 15% 정도 올라준다면 A자산의 손실 이상의 수익을 올려 전체적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분산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양의 상관광계에 있는 자산보다 음의 상관관계에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익은 양의 상관관계에 있는 투자자산에 투자했을 때보다 낮을지 몰라도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위험을 관리함으로써 안정적으로 투자를 영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투자상품으로 선호하는 국내 주식의 경우 어떤 자산과 가장 상관관계가 낮을까요? 그건 바로 달러입니다. 

 

주식과 달러는 음의 상관관계이다

2007년부터 환율과 주식의 움직임을 비교하면 2007년 10월 29일 900.7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이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 3월 2일 1,575.00원까지 올랐습니다. 반면 주식시장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062.92포인트에서 1,018.81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주식시장의 하락률은 50.6%였던 반면 환율에서의 상승률은 74.9%였습니다. 만약 주식형 펀드에서 손실을 봤지만 환율에서 얻은 이익의 일부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진 주식형 펀드에 투자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생각해 보면 IMF와 카드사태와 같이 한국에 굵직한 경제 위기가 도래하는 순간에 환율은 언제나 급등했습니다. 만약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 한국 경제의 위기의 순간을 대비해 꾸준히 달러를 매수한다면, 달러에 투자한 자금이 위기극복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가지 자산에 전부 투자하거나 부채를 활용하는 식의 재테크 전략은 사라져야 합니다.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투자대상 간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분산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의 투자원칙

제1원칙 : 돈을 잃지 않는다
제2원칙 : 제1원칙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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