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 득과 실

신용카드의 장점

신용카드가 없다면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항상 현금을 지갑에 채워둬야 한다는 불편함이 생깁니다. 친구들과 기분 좋게 한잔하고 집에 오는 길에 택시비가 없어 집까지 걸어가야만 한다거나, 쇼핑하러 나갔다가 돈이 부족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들이 주머니를 무겁게 할 뿐만 아니라 걸을 때마다 소리를 내어 여간 성가시게 굴지도 모릅니다. 그러고 보면 신용카드는 우리로 하여금 여러 가지 불편함으로부터 해방시켜 준 고마운 존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신용카드만 잘 써도 우리는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꼼꼼한 소비자라면 신용카드별로 주어지는 할인이나 적립으로 물건을 좀 더 싸게 사는 것은 물론 사용할수록 쌓이는 포인트를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받을 것입니다. 먼저 쓰고 나중에 지불하기 때문에 그 기간만큼 소비자는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는데, 만약 무이자 할부를 이용한다면 이자소득은 더욱더 커질 것입니다. 국가에서는 신용카드를 많이 쓰면 일정 부분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니 연말정산 때 돌아오는 돈도 쏠쏠합니다. 

 

신용카드의 단점

신용카드가 결제수단으로써 가지는 장점은 편리성과 혜택입니다. 그런데 잘 따져보면 신용카드로 얻는 혜택보다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함으로써 현금으로 물건을 살 때보다 편리해졌지만 씀씀이는 헤퍼지고, 신용카드를 쓰면 쓸수록 혜택은 쌓여가지만 그만큼 우리의 통장 잔고도 줄어듭니다. 혜택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물건 하나 덜 사거나 좀 더 저렴한 물건으로 대체한다면 신용카드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챙기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나마 신용카드를 쓰면서 각종 혜택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카드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할인 한도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야 하는데, 이런 것에 무심한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매달 받는 이용명세서를 통해 내가 받은 신용카드 혜택이 얼마나 되는지 체크해 보면 좋지만 사람들 대다수는 별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이러한 무관심 덕분에 잠자고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가 2조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신용카드는 소비성향을 높인다

 

대부분의 사람은 현금을 쓸 때와 신용카드를 쓸 때 지출되는 금액이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반적으로 현금으로 계산할 때보다 신용카드로 계산할 때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게 됩니다. 일례로 미국의 한 식당에서 비슷한 금액의 식사비용이 나온 고객들을 결제수단별로 비교해본 결과, 현금으로 지불한 고객은 총 식사비용의 14.95%를 팁으로 준 반면 신용카드로 지불한 고객인 총 식사비용의 16.95%를 팁으로 주었다고 밝혀졌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동일한 상품을 보여주고 얼마의 가격을 낼 용의가 있는지 물어본 결과, 신용카드 로그가 그려진 상징물을 본 참여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여자들에 비해 더 높은 가격을 낼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신용카드 회사는 결제를 보다 쉽게 해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회사가 아니라 대부업체입니다. 쉽게 말해 돈을 빌려주는 회사라는 것입니다. 신용카드 회사에서는 물건을 구매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판매업자에게 먼저 돈을 주고 나중에 사람들에게 돈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 회사는 판매업자에게 수수료를 받습니다. 수수료의 형태를 띠긴 하지만, 대출에 대한 이자와도 같습니다. 차이라면 돈을 빌려 쓴 사람에게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판매업자에게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즉, 신용카드 회사를 사람들이 카드를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이 소비하는 데 자신들의 역량을 집중합니다. 

결론

낭비를 줄이는 데 가장 큰 적은 사실 신용카드 사용입니다.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신용카드 방식은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필요한 계획적인 소비와 거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신용카드 대신에 현금을 사용해야 합니다. 현금은 현재의 보유자산 내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 가장 훌륭한 심리학적 지불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는 결제할 때와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시점의 차이로 내 돈을 쓴다는 인식을 상대적으로 낮춰줍니다. 반면 현금은 현금을 사용하기 위해서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관심을 통해 자신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게 되면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소비가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소비해야 하므로 스스로 소비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물론 신용카드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당장 현금 위주의 소비로 전환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습관을 한순간에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축도 소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저축을 현금을 사용한 소비로 생각해 매달 일정 부분의 고정비로 잉여자금을 모으는 역할부 적금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